YOUNGJOO JEON

Statement


예측불허의 장면을 대응하는 유연한 태도로 조각과 회화를 제안합니다. 구조와 내용, 매체를 상호 참조해 이 과정에서 느끼는 미묘한 요철을 소재로 작업합니다.  주로 거대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맨틀 위, 얇은 지각과 같은 감각을 주는 풍경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사계절이 자연재해에 노출된 강원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각각의 계절에 산불, 홍수, 태풍, 폭설 등의 재난을 겪어왔습니다. 조금 전까지 맑았던 하늘이 순식간에 붉은 연기나, 새까만 구름으로 바뀌는 장면은 저의 예술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평범한 풍경에서도 폭풍 전야의 긴장감을 포착하려 하거나, 평면 매체에서 질감과 같은 입체적 요소를 추출해 조각화하는 작업방식은 재난의 경험에서 얻은 과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를 토대로 작업을 진행할 때 이미지나 사용하는 매체에서 거슬리는 요소를 ‘요철’로 보고  주목합니다. 여기서 ‘요철’은 각각의 매체에서 다르게 작동합니다. 회화에서는 평범한 장면이 가지고 있는 긴장이나 기이함으로써 작가가 장면과 마찰하는 지점을 말하는 비유적  ‘요철’로 감각되고, 조각의 소재가 되는 ‘요철’은 회화에서 발견한 물감의 질감, 천의 결, 캔버스 틀의 두께 등의 물리적 ‘요철’로 기능합니다. 일상적인 장면에서 마찰을 일어내는 평면 작업과, 평면 작업에서 거슬리는 물성을 입체 매체의 방식인 캐스팅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전개합니다.


                                     


YOUNGJOO JEON 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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